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폭등한 이유는 무엇일까? 보안 전문가들은 워너크라이 (Wannacry)를 이유로 들고 있다.
워너크라이는 5월 12일 발생한 악성 공격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힌 랜섬웨어다. 워너크라이 감염 시, 해지 조건으로 비트코인을 요구했다. 이때 비트코인이 범죄 포털사이트인 다크넷 (Darknet)에서 유통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격이 폭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더리움이 상승한 이유는, 비트코인과 유사한 가상 화폐이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단순히 다크넷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화폐이기 때문에, 가격이 폭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트코인의 경우 워너크라이가 발생하기 전부터 꾸준히 가격이 상승해왔었다. 이는 그만큼 화폐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일본과 영국에서 공식 화폐로 지정했을 정도로, 화폐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
이더리움의 경우 2015년 7월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도입 이후 2017년 3월까지 이더리움 가격 상승 폭은 높지 않았다. 그러나 3월부터 갑자기 가격이 폭등했다. 참고로 2017년 3월 초에 1 이더 당 가격은 2만 원 수준이었다. 워너크라이 발생일이 5월인 것을 고려하면, 워너크라이 사태가 이더리움 가격 폭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워너크라이로 일반인들에 좀 더 알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워너크라이가 가격 폭등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가상화폐이기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오히려 맞다.
이더리움은 어떨까? 비트코인이 블록체인 기반으로 화폐구조에 혁신을 가져왔다면, 이더리움은 ‘스마트 컨트랙트 (Smart Contract)’로 거래에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이더리움이 주목받아 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더리움과 스마트 컨트랙트란 무엇일까? 어떻게 기존 거래 시스템을 바꾸는 것일까?
스마트 컨트랙트는 ‘블록체인 2.0’ 기술
스마트 컨트랙트는 흔히 ‘블록체인 2.0’이라고 불린다. 블록체인처럼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이더리움에 의해서 처음으로 구현되었다. 이더리움은 비탈릭 부테린 (Vitalik Buterin)은 2013년에 대학교를 중퇴한 후, 개발된 화폐 플랫폼이다. 참고로 스마트 컨트랙트는 비탈릭이 처음 구현한 것은 맞다. 그러나 개념을 처음으로 제안한 것은 비탈릭이 아니다. 컴퓨터 과학자인 닉 사보(Nick Szabo)가 1994년에 이를 처음으로 제안했다. 당시 제안 목적은 서면 계약이 아닌 디지털 계약에 대한 신뢰성 이슈를 생각해서, 스마트 컨트랙트 개념을 제시했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므로, 블록체인처럼 위변조가 어렵다. 또한, 투명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블록체인 중재 기관 없이 순순히 중앙통제가 아예 없는 반면에, 이더리움은 중재 기관이 있어서 중앙통제 방식이 아예 없다고 보기는 어려운 구조이다. 여기까지는 블록체인과 큰 차이는 없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계약조건을 디지털로 명시하고 계약 당사자가 모두 계약조건을 이행한다는 게 확인되면 자동으로 계약이 이뤄지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블록체인 방식과 다르다. 개인 간 도서구매를 예로 들어보자. A는 B로부터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해 도서를 구매한다고 했을 때, A는 스마트 컨트랙트로 B에게 도서 금액을 우선 입금한다. 이때 금액은 출금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B는 도서를 택배를 이용해 A에게 전달한다. A가 도서를 받으면, B가 거래를 이행했음을 승인한다. 그러면 B는 거래 출금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거래가 완료된다. 그러나 A가 B로부터 도서를 받지 못했고, 서로가 거래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우기면 제삼자가 나타나서 이를 중재한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블록체인 플랫폼 기반에서 중계 없이 자동으로 계약을 진행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 있다. 그래서 소비자는 간편하게 중계 수수료 없이 거래를 실행할 수 있다. 더욱이 분산원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므로, 거래 조건에 대한 위변조가 거의 불가능하고 거래 내용이 반영구적으로 보관된다. 따라서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다.
정리하면 스마트 컨트랙트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자동계약 시스템으로 정의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화폐로서 가치를 인정받아서 주목받는다면, 이더리움은 거래의 혁신을 가져올 플랫폼으로써 주목받고 있다.